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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네 개의 그릇
지은이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출판사
논장
접수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글,그림) / 이지원(옮김)
* 펴낸곳: 논장
* 발행일: 2013-05-20
* ISBN: 9788984141629
* 양장본 | 40쪽 | 240*240mm
* 가격: 12,000원
시적인 상상력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신작,
‘책’에 대한 책
네 개의 그릇으로 세상을 들여다봐요.
두 개의 지구로 온 마음을 일깨워 봐요!
작가는 어떻게 책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까?
단순한 모양은 어떻게 끝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낼까?
일상적인 사물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책.
상상력의 힘, 그림책의 힘이 빛나는 아름다운 그림책.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그림책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화제 신작. 작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은 《네 개의 그릇》.
책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상상할 수 있어요.
책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쓸모가 있지요.
보통 그릇 네 개도요.
《네 개의 그릇》 맨 처음에 나오는 이 글은, 우리가 읽는 ‘책’에 대한 내용이다. ‘책’은 작가가 쓸 수도 있고, 그려 낼 수도 있고, 상상해 낼 수도 있는데,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무엇을 보든, 무엇을 생각해 내든, 무엇을 손에 잡든 간에, 그 모든 것, 그 어떤 것이라도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당연히 이 책의 ‘보통 그릇 네 개’도 훌륭한 책의 소재이다. ‘상상그림책’ 시리즈로 한 가지 모양이 연출하는 감각적인 이야기를 꾸준하게 풀어온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이번에는 ‘네 개의 그릇’으로 ‘책의 세계’를 변주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책’과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와 같이 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함축적인 문장과 상징이 풍부한 그림으로.
첫 장을 넘기면, 누런 포장지를 동그랗게 오리고, 다시 반으로 자른 반원 모양의 그릇 네 개가 있다. 이제 이 네 개의 그릇이 저마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지 따라가 보자. 장면을 분석하고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은 필요 없다. 그저 ‘다음엔 무슨 내용일까?’ 기대하는 호기심과 제한을 두지 않는 상상력만 있으면 된다.
비록 종이 그릇이지만 책 안에서는 이런 보통 그릇도 얼마든지 쓸 데가 있다. 이야기 속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질지도 모르니까. 느닷없이 해가 쨍쨍 빛날지도 모르고. 일상을 벗어난 먼 여행 이야기에도 필요하고, 한밤중에 일어나는 이야기에도 필요하고, 이상한 나라에서도 필요하다. 계산하는 걸 배우는 데도 쓸모 있고, 알파벳이나 다른 것을 배우는 데도 쓸모가 있다.
그때마다 네 개의 그릇은 따로 또는 합쳐져서 비를 피하는 우산으로, 해를 가려주는 선글라스로, 다시 무거운 역기로, 팔랑팔랑 바람개비로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네 개의 그릇으로는 아이들이 나오는 재미있는 책을 만들 수도 있고, 어른들이 나오는 슬픈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슬픈 책도 만들 수 있다.
아, 다음 장면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어떤 사람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너무 적게 가지고 있다는, 세상의 불평등에 대한 내용이다.
네 개의 그릇으로 보여 주는 세상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이라……. 어른들은 왜 슬픈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고 할까? 이 장면의 표지판은 왜 비어 있을까? 어른들에 의한 의미 없는 전쟁이 의도하는 결과일까?
네 개의 그릇 놀이로 재미있게 즐길 수도 있지만, 정말로 말하기 힘든 일들, 그러니까 전쟁이나 굶주림에 대해 말할 수도 있다는 사실, 보통 그릇 네 개가 쓰이는 평범한 이 책이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즐거운 상상에서 깊이 있는 사색으로 나아가게 하는 그 힘, 이 상상력의 동원이 바로 그림책이 가진 힘이다. 비록 사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의 힘이다.
《네 개의 그릇》에 대해 이보나는 이렇게 말한다. “네 개의 그릇에 대한 이 책은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저는 언젠가 책들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책을 만드는 우리는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런 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무척 좋아해서 가는 데마다 이 원고를 보여 주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작가 이보나의 작업 방식의 한 부분을 보여 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작가는 책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호기심 어린 독자들에게 주는 친절한 대답인 셈이다. 한 장 한 장 그릇의 용도와 장면을 고민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면은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뻗어 가는지, 그 사유의 일단락을 조금이나마, 하지만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이보나 책 중의 많은 책이 이처럼 한 가지 모양이 다르게 쓰이는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이렇게 오래된 종이로 오려 낸 네 개의 반원이 자꾸 바뀌며 예상치 않은 서사를 꾸려나가는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그런 작업을 하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아이들 역시, 어떤 특별한 주제로만 책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책의 주제가 가지는 ‘일상성’에 주목하고,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소재로 ‘특별한’ 내용을 담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장면은 특별히 감각적이다.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사선의 빗줄기는 오래된 책의 본문 종이로 만든 것이다. 당연히 빗줄기에는 본문에 쓰인 글이 그대로 살아 있다. 세상에 대한 물음표 역시 책 속의 종이에 써진 물음표를 자른 그대로다.
네 개의 그릇이 세상의 다양한 책을 연출하는 이 모든 상황을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아무도 빌려 보지 않는, 버리는 책들의 종이를 사용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은 얼마나 절묘한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책의 종이를 활용하여 들려주는 연출은 얼마나 참신한가!
누렇게 바랜 종이, 원래의 색을 잃은 종이, 찢어지고 해어진 종이들은 《네 개의 그릇》 안에서 모아지고 붙여지고 나눠지면서 다시 살아났다. 종이들은 시간의 켜를 간직한 듯 그 시간만큼의 많은 사람의 손길을 간직한 듯, 단순한 붓질로는 낼 수 없는 오묘한 색을 빛내며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 내고 있다.
한 줄의 시와 같은 문장,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단순함의 매력을 모두 갖춘 《네 개의 그릇》은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독자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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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1960년 폴란드 토루인에서 태어나 코페르니쿠스 대학 미술학부를 졸업하였다. 《생각》과 《발가락》 출간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였고, 특히 한글 자모의 간결한 논리성에 매혹되어 《생각하는 ㄱㄴㄷ》, 《생각하는 ABC》, 《생각하는 123》 글자그림책 작업을 하였다.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문제가 생겼어요!》, 《학교 가는 길》, 《생각연필》 등 뛰어난 감수성과 철학적 깊이가 돋보이는 책들을 여러 권 펴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마음의 집》과 《눈》으로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두 번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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