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을 옮긴 모기, 정전을 일으킨 까치, 몰려다니며 마을 사람들을 겁준 들개, 밤낮없이 시끄럽게 운 참매미, 수많은 죄를 저지른 인간까지 저마다의 사연으로 법정에 선 동물들! 동물에게 피해를 입은 인간과 인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동물이 벌이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진다.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피를 빨았다고, 정전을 일으킨 까치집은 까치가 새끼를 기르는 보금자리였다고, 길거리를 누비는 들개 무리는 인간에게 버림받고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졌다고, 참매미는 환한 불빛 때문에 낮인 줄 알고 밤에도 울었다고 이유와 증거를 들어 주장한다. 재판에서 오가는 진술과 변론을 읽다 보면 타당한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말하는 토론의 기본기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더 나아가 직접 재판에 참여한다고 상상하며 내가 변호사라면 어떻게 피고를 변호할지, 내가 배심원이나 판사였다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생각해 보는 활동과 ‘인간이 모기를 죽인 것은 죄가 아닐까?’, ‘인간이 까치집을 강제로 철거해도 될까?’ 등 동물이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코너를 통해 아이들이 한쪽 관점에 갇히지 않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누구의 잘못인지 스스로 결론을 내려 보며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주장하는 글을 쓰는 훈련도 할 수 있다. 이처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면 대화로 갈등을 풀어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