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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백만 원짜리 엄마
지은이 박수진
출판사 다산책방
엄마 구함, 성별 무관!
특별 수당 백만 원으로 엄마를 고용한 소년과 어쩌다 보니 엄마가 되어버린 남자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아이와 어른의 특별한 성장기록

엄마가 백만 원이라고? 뭔가 수상하다. 엄마를 고용한다더니 굳이 ‘아저씨’를 선택한 열일곱 야구 소년 최민찬은 더 수상하다. 게다가 채용 조건이란 게 ‘최민찬의 모든 야구 경기를 직관해야 함’, 단 하나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나라에서 운영하는 가족 지원 제도가 존재하는 대한민국. 이 제도를 이용하면 시험을 통과해 가족 지원 공무원이 된 어른을 가족으로 채용할 수 있다. 민찬은 이 서비스를 통해 엄마를 구하는 공고를 냈다. 경력도, 자격도 필요 없으니 그냥 자신의 야구 경기를 보기만 하면 된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그런데 민찬은 파격적인 조건보다 더 파격적인 선택을 한다. 남자인 엄만호를 엄마로 채용한 것이다. 그 이유가 이력서에 쓰인 엄만호의 특기가 ‘계란’이어서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성장과정은 ‘이 정도로 자란 건 인간 승리’, 지원 동기는 ‘밥벌이’, 직무 역량은 ‘해봐야 알 듯’, 성격의 장단점은 ‘인간 다 비슷함’, 하지만 계란으로 하는 요리는 다 잘한단다. 언뜻 보기에 성의라곤 눈곱만큼도 없어 보이지만, 요령 없이 한복판에 꽂아 넣는 직구 같은 엄만호의 이력서에서 민찬은 과대 포장이 아닌 알짜배기를 발견한다. 그렇게 둘은 엄마와 아들이 되었다.
‘엄마를 면접으로 뽑는다’라는 설정은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직관적으로 흥미를 자극하는 설정이다. 게임처럼 상상할 수 있고, 호기심을 강하게 일으킨다. 또한 아이가 직접 부모를 선택하면서 ‘선택권’이라는 권력의 전복을 보여준다. 통제받는 존재에서 선택하는 존재로 전환되는 것이다. 부모의 통제 아래 ‘자유롭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특이한 설정은 민찬이 선택한 ‘엄마’가 남자라는 점이다. 기존의 성역할에 정면으로 맞서는 이 설정은 엄마는 당연히 여자라는 아주 근본적인 정의를 뒤흔든다. 그러나 주인공의 결핍이나 성역할에 대한 담론이 거창하게 이루어지진 않는다. 단지 ‘엄마가 남자일 수도 있다’라는 설정 정도로 가볍게 제시하며, 이상한 것이 언젠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독자가 기존의 편견을 넘어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는 것과 다름없으니, 이후는 읽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