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어떤 샤프인지 선생님이 알기나 해요?
성장이란 낱말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을 거예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것은 그 중 하나이지요. 남들이 내 마음만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라지 않는 나무와 다름없어요.
이 책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동화 네 편을 모은 동화책입니다. 표제작〈우리 선생님은 샤프 도둑〉은 선생님에게 억울하게(?) 샤프를 빼앗긴 미나의 이야기입니다. 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화만 내던 미나는 결국 자신이 틀렸다는 걸 깨닫고 선생님의 사랑을 담뿍 느끼게 되지요. 이외에도〈아버지의 운동회〉〈어머니의 사진〉〈호두과자를 찾아서〉등 작은 눈으로 큰 세상을 보기 위해 몸부림치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린이들에겐 웃음과 희망을, 어른들에겐 어린이를 헤아리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은 샤프 도둑>
미나는 수업 시간에 샤프로 장난만 치다가 선생님에게 빼앗긴다. 선생님은 그 샤프를 교무실로 가져가고, 샤프로 엿을 사먹겠다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선생님이 알기나 해요? 그게 어떤 샤프인지?”
미나는 선생님께 떼를 쓰고 버릇없이 군다. 그 샤프는 미나에게 둘도 없이 소중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아빠가 미나에게 준 첫 번째 선물! 한 번도 선물을 사준 적 없는 아빠의 마음이 담긴 샤프인 것이다.
그런데 다음 날, 미나는 선생님으로부터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듣는다. 선생님이 그 샤프를 잃어버렸다는 게 아닌가! 미나는 눈물이 핑글 맴돌지만, 선생님의 다정한 말투에 스르르 마음이 녹는다.
미나는 아빠의 선물을 대신할 샤프를 사주겠다는 선생님과 함께 문방구로 향한다. 그리고 미나는 선생님의 소중한 비밀 하나를 알게 되는데…….
<아버지의 운동회>
웅이 엄마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 웅이는 아빠와 단둘이 살아요. 그런 웅이가 가을운동회에서 계주 선수로 나가게 됐어요. 그런데 웅이는 신나지가 않아요. 공장일이 바쁜 아빠는 운동회에 못 오실 테니까요. 한편으론 아빠가 오는 게 썩 기쁘지만은 않아요. 꾀죄죄한 아빠의 모습을 친구들한테 보이기가 부끄럽거든요.
드디어 운동회날! 놀랍게도 아빠가 찾아왔어요. 그런데 아빠는 운동회를 끝까지 못 보고 공장에 일하러 가야 한대요. 웅이는 그런 아빠가 고맙기도 하고, 밉기도 해요. 계주는 운동회의 마지막인데…….
계주가 시작됐어요. 아빠는 보이지 않아요. 그래도 웅이는 열심히 뛰어요. 그런데 그만, “아앗!” 웅이는 넘어지고 말아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무릎을 다쳐요.
“웅아! 일어나 봐라. 결승점이 얼마 안 남았다 아이가.”
아버지예요! 아버지가 나타나 웅이를 일으켜주어요. 그리고 함께 뛰자는 거예요!
<어머니의 사진>
해마다 반장을 도맡아 할 만큼 똑똑한 주희. 그런 주희의 마음을 끄는 남학생이 나타난다. 바로 전학 온 아이 이상훈. 또래 남자애들은 다 시시한데, 상훈이는 어쩐지 빛이 난다. 뭔가 남모르는 비밀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상훈이는 주희에게 시큰둥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주희는 친구 영미에게 상훈이네 엄마가 인터넷에서 ‘얼짱 부모님’에 선발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곧바로 그 사이트에 들어가 본 주희는 상훈이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 사이트엔 상훈이네 가족이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과 상훈이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사진은 상훈이에겐 마지막 가족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은 후 상훈이 엄마는 큰 병에 걸려 하늘나라로 떠난 것.
‘그랬었구나. 상훈이에게 그런 아픔이 있었구나!’
주희는 상훈이와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다. 사실 주희도 ‘부모의 이혼’이란 상처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아픔을 간직한 두 아이. 과연 상훈이와 주희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호두과자를 찾아서>
할머니가 아프다. 아픈 할머니가 천안 호두과자가 먹고 싶단다. 그래서 아빠와 나는 호두과자를 사러 부랴부랴 천안으로 내려왔다. 천안은 아빠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 그 옛날 할머니는 천안의 광덕 할머니 호두과자집 앞에서 고구마를 팔며 어린 아빠를 키웠다고 한다. 광덕 할머니는 그런 할머니와 아빠에게 호두과자를 나눠주며 인정을 베푼 분이란다.
“인수라고 했나? 아버지 어렸을 때 하고 똑같네…….”
30년 세월이 흘렀지만, 광덕 할머니는 여전히 그곳에서 호두과자를 만들고 있었다. 광덕 할머니는 아빠 몰래 용돈도 넣어 주었다.
다시 서울 오는 길. 기차 안에서 아빠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이 호두과자를 드시면 할머니가 얼른 눈을 뜰 거라는 아빠 목소리엔 희망이 가득하다. 광덕 할머니 호두과자가 우리 할머니한텐 약인가 보다. 그런데 아차!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가방이 없어졌다! 호두과자가 든 가방이! 우리 할머니 어떡하지?
▣ 저자 소개
글/ 이현숙
이현숙 선생님은 ‘새벗문학상’과 ‘계몽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번역문학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언덕에게 들려주는 동화》《돌고래 푸푸》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민정
이 책에 그림을 그린 김민정 선생님은 ‘두루마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애기똥풀이 자주자주 피네》《무슨 꽃이 필까요》《안녕하세요》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