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기후 비상사태’를 선정한 데 이어, 올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20년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는 위험 요인 1위로 ‘극단적인 기후 변화’가 뽑혔다. 이어 기후 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 다양성 감소 등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의 상위권을 휩쓸었는데, 이는 세계 위험 보고서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이처럼 오늘날 세계인들의 관심은 파괴적인 미래로 치닫고 있는 지구 환경 문제에 쏠려 있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불볕더위로 숨이 막히는 여름과 살을 에는 듯한 혹한의 겨울을 몇 개월 차이로 경험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지구 온난화의 그늘이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방증하는 모습이 아닐까?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는 1℃ 더워졌을 뿐이지만, 우리의 삶은 빠르게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및 해수면 상승, 육지의 사막화, 이상 기후,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이제는 빙하 속에 얼어붙어 있던 고대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한 전염병 확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코로나 충격과 같은 예상치도 못한 전염병 문제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지구 환경은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다.
《뉴 어스 프로젝트》는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친 100여 년 뒤 지구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SF 소설이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20미터 이상 높아져 도시는 물에 잠겼고 끔찍한 기근과 전염병, 공해로 전 세계는 초토화되었다. 소수의 특권층인 언터처블들은 악천후, 질병, 굶주림이 미치지 못하는 안전지대인 돔을 만들어 대피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비참한 가난에 시달리는 빈민인 그레이 계급으로 전락한다. 그레이들에게는 빈곤도, 오염도 없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뉴 어스 프로젝트’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그레이 계급인 명민한 소녀 아이시스가 NEP(New Earth Project)에 당첨되면서, 감추어져 있던 이 프로젝트의 끔찍한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 엄청난 파문이 일게 된다.
이렇듯 이 작품은 환경 오염, 빈부 격차, 차별이 만연한 미래 사회에서 불평등에 저항하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다. 여기에 환경 재앙에 대한 묵직한 예감과 뾰족한 경고를 담은 것은 물론이고, 끝없는 절망 앞에서도 기어이 삶을 선택하고 희망을 찾아내는 청소년들의 강인한 의지와 각종 군상들에 대한 면밀한 탐구까지 절묘하게 녹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