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탐정 딜리』는 탐정 소설을 사랑하는 소녀 딜리가 세계 최고의 호화 여객선 마스커레이드 호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무대는 1920년대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유람선, 등장인물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탐정과 수상한 승객들, 사건은 누구도 빠져나가기 어려운 밀실 같은 배 안에서 시작된다. 첫 장면부터 “그들 중 한 명은 살인자다”라는 문장으로 독자를 사건 한가운데에 세우며, 어린이 독자가 자연스럽게 단서와 용의자, 알리바이, 반전이라는 추리 장르의 기본 재미를 따라가게 한다. 딜리가 수첩에 발자국을 그리고, 왓슨이 냄새를 따라가고, 작은 물건 하나가 새로운 의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독자가 함께 추리하도록 만든다.
웃음으로 속도를 높이는 데이비드 윌리엄스식 모험
이 책의 매력은 사건이 어둡게만 흐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블랑망제 속에서 발견되는 시체, 거품기에 묻은 핏자국, 얼음 방과 영안실, 가면무도회와 변장 같은 추리적 장치가 이어지는 동시에, 딜리와 강아지 조수 왓슨의 좌충우돌 활약이 이야기에 유쾌한 리듬을 만든다. 데이비드 윌리엄스 특유의 과감한 유머와 빠른 장면 전환은 긴 분량의 책도 지루하지 않게 읽게 한다. 이름표를 바꾸려다 벌어지는 소동, 살아 있는 바닷가재처럼 꾸며진 왓슨, 케이크 폭탄이 터지는 결말부처럼 예상 밖의 장면들이 긴장을 웃음으로 바꾸며 다음 장을 넘기게 한다. 애덤 스토어의 그림은 인물의 특징과 사건의 단서를 시각적으로 보여 주며,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함께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