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비올라에게 놀라운 진실을 들려줍니다. 과거에는 오히려 분홍색이 강인한 남자의 색이었고 파란색이 우아하고 부드러운 여자의 색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또 '마녀'라고 불리며 억압받던 이들이 실은 누구의 명령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당찬 여성들의 상징이었다는 것도요. 아빠의 이야기를 들은 비올라는 타인의 잣대라는 작은 상자를 훌쩍 뛰어넘어, "상자 밖에 있는 게 훨씬 멋지니까요"라는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갑니다.
분홍과 파랑이 만나 보라가 되듯이
주인공 이름 ‘비올라(보라)’는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였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색깔입니다. 작가는 이 이름을 통해 우리 내면에 결코 한 가지 색깔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남들과 똑같이 곧게 뻗지 않아도, 조금 다르게 자라나는 ‘비뚤어진 나무’처럼 스스로의 선택으로 삶을 색칠하고자 하는 모두를 위한 다정한 책입니다.
여린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강해지니까
이야기 속에는 분홍색 색칠 그림책을 사고 싶어 남몰래 눈물을 삼켜야 했던 소년 ‘마르코’도 등장합니다. 아빠는 우는 걸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에게 "내 여린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진짜 강해지는 거야"라고 다독여주죠. 남자답게, 혹은 여자답게 굴어야 한다는 이유로 내 진짜 감정을 억누를 필요는 없다고요. 정해진 색이 아니라 저마다의 빛깔로 눈부시게 피어나는 정원의 꽃들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