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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나의 첫 심부름
지은이 홍우리
출판사 키다리
어린이들은 누군가의 소중한 물건을 망가뜨리면, 물건의 주인이 자기 때문에 엄청나게 속상해하거나 자신을 크게 혼낼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잘못을 숨기거나,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부정해 버립니다. 홍우리 작가 역시 어린 시절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나의 첫 심부름》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아이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깨진 그릇”을 발견하고 아이가 다치지 않았는지 염려하고, 많이 놀라지 않았는지 살핍니다. 마치 깨진 것이 그릇만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기도 한 것처럼요. 나아가 할머니는 깨진 조각들을 잘 붙여 “새로운 그릇”을 만들고, 그릇은 새로운 자리를 찾습니다. 부서진 채로 버려질 수 있던 것이 살뜰한 보살핌을 통해 거듭나는 경험은 아이의 마음이 회복되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새롭게 만들어진 둥근 접시와 다정하게 포옹하는 할머니와 아이의 둥근 실루엣이 나란히 제시되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실수를 통해 작아진 마음은 회복의 과정을 통해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긍정적 정서와 관계는 현재의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지 못했던 양육자들에게도 필요합니다. 작가는 자신이 만나고 싶은 동시에 자신이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을 그림책 속 할머니 캐릭터에 담아,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에 힘을 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