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혼자 집에 돌아오는 시기를 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의 기질과 양육자의 상황, 사회적인 분위기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현이지 작가는 캐릭터와 장면을 구성하면서 현실적인 고민들을 포함하고자 했습니다.
그림책 《혼자 갈 수 있어》의 주인공은 혼자 집에 가 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양육자의 보살핌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작가는 거의 대부분 장면에 아이가 혼자 가는 모습을 담으면서도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할아버지가 천천히 아이의 뒤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치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혹시 넘어지지 않을까 뒤따라 달리고, 무사히 잘 가는지 멀찍이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러한 할아버지의 존재는 아이가 마법과 같은 순간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잠시 꺼졌다 켜지는 가로등 불빛과 겹쳐집니다.
어른들은 아이가 혹시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툭툭 털고 일어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시도할 때 ‘만약에 넘어지면, 일어서면 된다.’는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아이는 집에 혼자 가는 것만이 아니라 앞으로 겪게 될 많은 일들도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혼자 갈 수 있어》는 어른이 없는 자리에서 성큼 자라는 아이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