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걸>, <오백 년째 열다섯> 김혜정 작가의 새 창작동화
서로 다른 속도와 걸음으로, 함께 걷는 아이들의 우정과 용기
혼자가 되고 싶은 아이, 클럽장이 되다
새로운 동아리 활동인 ‘운동 클럽’이 생긴다는 소식에 교실이 떠들썩하다. 인기 있는 클럽에 들어가려고 앞다투어 손을 들고, 친한 아이들끼리 같은 클럽에 들어가려고 실랑이가 한창인데 윤서는 그 모든 일에 관심이 없다. 마지못해 걷기 클럽을 시작한 뒤에도 윤서의 태도는 뜨뜻미지근하다. 클럽 활동에 적극적인 강은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재희와 혜윤이는 같은 반인데 이름조차 제대로 모른다. 담임선생님 말처럼 전학 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일까? 엄마 말처럼 사춘기여서? 하지만 사실 윤서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죄책감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다는 것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은 걷기 클럽 아이들이 함께 걸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담은 동화다.
아이들은 계절이 바뀌는 것만큼이나 분명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변해 간다. 빨리 걷고 싶은 날은 앞서가고, 걷기 싫은 날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비밀을 속삭이느라 조금 멀어졌다가 친구의 목소리에 걸음을 서두르고, 당연한 듯 옆 사람의 손을 잡는다. 혼자 남는 걸 두려워하던 아이도, 상처받기 싫어서 혼자가 되려던 아이도 잠시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걸 자연스럽게 여긴다. 계속 걷다 보면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걷기 클럽 활동이 끝날 무렵, 윤서는 자신과 친구들의 열네 살을 궁금해한다. 어쩌면 당연한 변화다. 그다음에 어느 방향으로 걸어갈지 거기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기대하는 마음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삶은, 오래 걷는 일이다. 특히나 모두가 함께 걷는 일이다. 이 ‘걷기’에서 중요한 것은, 조금 지치거나 숨이 차더라도 한 걸음 더 내디디는 마음이다. 누군가를 앞지르려 애쓰기보다, 손을 잡고 꽃을 보며 가는 일이 더 즐겁다.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은 어린이에게 그 소박하지만 중요한 삶의 진실을 알려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