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마트, 빵집에서 팔리지 않은 먹거리는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3분의 1이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버려진다고 한다. 다무라가 가업을 이어 제빵사가 되겠다고 결심하고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은 판매되고 남은 빵을 모두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려야만 하는 것이었다. 고객에게 매일 신선한 빵을 제공하자면 방법이 없었다. 아니, 뭔가 분명 잘못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다무라는 내내 불편했다. 먹거리 문제가 왜 환경 문제인지 온몸으로 깨닫게 되자,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어릴 적부터 품은 꿈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제빵사라면 무엇보다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게 먼저였다. 깊이 있는 빵 맛을 위해 편리한 이스트 대신 천연 효모를 사용하고 오븐 대신 장작 화덕에 빵을 구웠다. 효율적인 빵 만들기 대신 옛날식 빵 만들기로 되돌아가는 선택을 한 것. ‘장작 화덕에서 굽는 천연 효모 빵’이 화제가 되면서 개업 초기에는 손님이 많았다. 하지만 빵 맛을 본 손님은 다시 빵집을 찾지 않았고, 가게 문을 닫을 때 버려야 하는 빵은 늘어갔다. ‘장작 화덕에 구운 천연 효모 빵’ 만드는 방법을 제빵사인 다무라가 제대로 모른다는 게 원인이었다.
다무라는 제빵의 본고장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유명 빵집에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곳으로 날아가 일하면서 그들의 오랜 전통과 제빵 기술, 그리고 번아웃이 오지 않게 즐겁게 일하는 방식까지 배웠다. 이를 위해 여러 번 빵집 문을 닫아야만 했지만, ‘진짜’ 빵을 만들겠다는 집념이 눈앞에 보이는 경제적인 손실과 유별나다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게 했다. 그렇게 얻은 값진 경험과 공부는 인간과 자연이 모두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는 ‘행복 레시피’ 탄생의 씨앗이 되었다.
가치 ‘소비’ 못지않게 가치 ‘생산’이 중요하다
환경 문제 해결 = 인간의 욕망에 제동을 거는 것!
환경 문제의 해결은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에서 출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무라는 ‘빵을 버리지 않는 빵집’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후, 손님들이 좋아하는 단과자빵이나 다양한 재료로 속을 채운 빵 종류를 그만 만들기로 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이러한 빵을 만든 아버지와 동료 제빵사는 다무라의 빵집을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깊은 맛과 향이 있는 빵을 장작 화덕에 신선하게 구워서 남김없이 판매하려면 인력을 줄이고, 빵을 만드는 시간을 줄이고, 빵 가격도 낮춰야 했다. 기존의 시스템을 과감하게 손대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것. 만약 다무라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손님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에 맞춰 빵을 만들어 팔기로 했다면, ‘빵을 버리지 않는 빵집’ 꿈은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이 책의 주인공 다무라가 빵집을 경영하는 사장으로서, 빵을 만드는 제빵사로서 가장 크게 가치를 둔 게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바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일!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모두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