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조이는 기억할 수 있는 맨 처음 순간부터 개를 좋아했다. 강아지 점프는 기억할 수 있는 맨 처음 순간부터 사람을 좋아했다. 생김새나 종류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은 언젠가 만나게 될 나만의 개와 나만의 사람을 즐겁게 기다릴 뿐이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조이는 꽃으로 강아지를 만들었고, 점프는 나뭇잎으로 아이를 만들었다. 어울리는 이름도 지어 줬다. 그러나 꽃과 나뭇잎은 시들어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여름에는 조개껍데기와 모래, 가을에는 나뭇가지와 진흙, 겨울에는 새하얀 눈으로, 그렇게 계절마다 새로운 개를 만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보지만 그들은 흩어져 버리거나 조금씩 무너지거나 자꾸 사라졌다.
한동안 실망스러운 시간을 지나온 조이와 점프는 봄을 맞아 바깥으로 놀러 나갔다가 다시금 무성해진 꽃과 나뭇잎을 보게 된다. 반가운 마음에 자기가 지어 줬던 이름도 아주 크게 불러 본다. 바로 그때였다. 서로의 목소리를 들은 조이와 점프, 그들이 고개를 돌려 마침내 서로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둘은 첫눈에 알아본다. 나의 개, 나의 사람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