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초록에 닿으면』은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싱커』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싱커』에서 빙하기가 도래해 지하 도시를 건설해 살아가는 인류의 이야기가 나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점차 빙하가 녹고 날씨가 따듯해지며 지상으로 이주할 방법을 찾는 인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배미주는 ‘싱커’와는 또 다른 ‘연결자’ 이경을 통해 뭉클한 희망을 펼쳐 보인다.
지하 도시에서 사는 이경은 천재 소녀로 불리는 유명 게임 디자이너다. 이경은 인공 열대림 ‘아마존’ 동물들의 신경계에 ‘연결’해 그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능력자이기도 하다. 아마존의 생태계를 사랑하는 이경은 울창하고 푸릇한 수풀처럼 생기를 띤다.
한편 혹한의 지상에서 태어나 자란 개척 대원 라르스는 냉철하며 현실적이다. 거침없고도 견고한 라르스의 모습은 혹독한 환경의 지상 세계와 닮았다. 숲이 어울리는 이경과 얼어붙은 차가움에 익숙한 라르스. 라르스가 지하 도시를 방문해 이경의 안내를 받으면서, 사뭇 다른 모습의 두 사람은 마주치게 된다. 지상에서 태어난 소년과 지하에서 자란 소녀의 운명적인 만남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비좁은 지하 도시와 척박한 지상 개척 사회, 인공 열대림 ‘아마존’,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연결’ 등 독특하면서도 빼어난 세계관이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교하게 설계되었음에도 부드럽게 이해된다는 점에서 전작 『싱커』의 팬들과 새로운 독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