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정지가 된 상태 알아?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혹은 너무 떨리고 두근거려서…
그리고 우리는 지금 슬퍼하는 걸까, 화를 내고 있는 걸까?
우리들의 온기와 사랑으로 호랑이가 태어나기까지,
추리와 우정, 실수와 용기가 깃든 우주와 친구들의 잊지 못할 프로젝트
요즘 우주의 교실에서는 달걀 부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괴짜 선생님의 지휘 아래 아이들은 직접 달걀 부화기를 만들고, 일곱 개의 달걀을 어미 닭처럼 조심스럽게 돌보고 있다.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일 중에서 달걀이 골고루 따듯해지도록 손으로 직접 돌려 주는 일은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사람의 체온보다 높은 따듯한 달걀의 온기를 느끼는 일은 너무나도 설레기 때문이다. 우주는 항상 깐깐하게 구는 반장 고은별을 피해 가장 먼저 달걀을 만져 보기 위해 오늘은 누구보다 일찍 등교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교실은 엉망진창, 때마침 일찍 등교한 지수진과 함께 달걀 부화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 우주는 그 순간 일시 정지 상태가 된다. 호랑이라고 이름을 붙여 준 달걀이 처참히 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우주는 난생처음 달걀을 부화시키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얼어붙게 만드는 ‘일시 정지’ 상태를 여러 번 경험하게 된다. 모두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 준 ‘검은 모자’ 사건,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첫 울음소리를 들었던 순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함께 경험한 친구와 손을 맞잡은 순간이 그러했다. 추리 소설과 과학잡지 마니아로서 늘 직관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해 왔던 우주는 친구들과의 잊지 못할 경험을 통해 머리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물결들을 받아들이고 자신 안의 ‘우주’를 넓혀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