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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모든 골목의 끝에, 첼시 호텔
지은이 조우리
출판사 문학동네
“서울대 후드티만 입으면 돼.”
이 하나를 모토로 모든 것을 대학 입학 후로 미뤄 버린 나.
그랬던 내가 처음 느낀 사랑, 처음 가져 본 단짝.
그 단짝이 내 짝사랑과 사귀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서툴렀던 마음, 셋이 함께한 여름의 시간, 바닐라 향이 어지러운 그날의 설렘과 상처.
어딘가 훼손되거나 뭔가를 잃어 본 사람들이 교차하는 첼시 호텔에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로 아파하던 나에게 위로처럼 새겨지는 밤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통과해 새롭게 만나는 ‘나’.

종로 뒷골목에 위치한 LP Bar ‘첼시 호텔’. 전도양양한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맨해튼 첼시 호텔과 달리 간판부터 스러져 가는 이곳은, 학벌이나 직장 같은 바깥세상의 우선순위와 다르게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가 제일 중요하고, 누군가 울면 다짜고짜 안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병 쌓기 아티스트, 데뷔작 없는 작가, 지나간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무명 연극배우…….
밴드 보컬과 기타리스트였던 엄마 아빠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록과 메탈을 자장가 삼아, 단골손님들의 “락영이 어렸을 적에”로 시작하는 타령을 테마곡 삼아 자란 락영(rock-young)은, 첼시 호텔 같은 곳이 아닌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장’, 첼시 호텔 손님들과 같은 몽상가적 삶이 아닌 현실에 발붙인 삶을 목표로 성적을 최우선 순위로 둔 채 모든 것을 대학 입학 이후로 미뤄 놓았다.
그러나 그 밤, 스터디카페에서 지유를 맞닥뜨린 뒤, 굳건하게 나아가던 락영의 삶이 궤도를 이탈한다.

“있잖아, 사람은 살면서 몇 번 정도의 특별한 밤을 기억할까?
그러니까 오늘부터, 우리 베프 하자.”
청춘만화의 한 장면 같았던 그 밤 이후, 락영에게 적극적으로 거리를 좁혀 오는 지유. ‘친구가 된다’는 건 이런 걸까? 어리둥절한 관계에 막 익숙해지려던 찰나, 교실을 발칵 뒤집는 사건이 벌어진다. 지유를 노린 연쇄 벌레 테러, 그와 함께 범행 장소에 놓인 ‘사필귀정’ 쪽지. 이 사건을 계기로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락영의 인생에 또 다른 인물이 성큼 들어온다. 연영과 지망생 김도영. 그리고 그 아이의 느닷없는 제안, “벌레 범인 우리가 잡자.” 그렇게 얼떨결에 결성된 삼인조 고교 탐정단은 학교 안팎에서 여름의 시간을 함께하게 된다.